간혹 ‘나는 새벽기도는 절대 못해요’ 하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말이 이해가 되는 것은 저도 지독한 저녁형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하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을 게으른 사람으로 취급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생체 리듬과 수면 패턴을 연구한 학자들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선천적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저는 철저하게 ‘저녁형 인간’에 속합니다. 집중해야 하는 설교 준비나 글을 쓰는 일은 낮 시간에는 능률이 잘 오르지 않습니다. 해가 지고 밤이 되어야 집중력이 높아지곤 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이른 밤에 잠자리에 드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하면, 머리만 아파지고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런 내게 목회하면서 가장 힘든 일 중의 하나는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목사이기에 어쩔 수 없는 책임감으로 감당하면서도 고통과 피곤함으로 기도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말콤 글래드웰의 책인 ‘OUT LIERS’에 보면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누구라도 어떤 분야에서 1만시간 동안의 반복된 학습과 훈련이 이루어진다면 그 분야의 큰 성취를 이루거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이 저의 새벽기도에도 적용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예닮교회의 개척과 가정교회를 시작한 이후, 하루 3시간씩 일주일에 5일을 새벽 기도의 자리에 꾸준히 나간 시간이 어느덧 어림잡아도1만 시간이 넘었고, 지독한 저녁형 인간이었던 제가 새벽 기도의 자리가 밝은 정신으로 주님과 친밀하게 교제하는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른 아침, 나의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루를 조망해 보며, 나의 하루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분명하게 붙들고 시작하는 것은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새벽에 조용히 주님과 대화하며 기도하다 보면, 막혀 있던 여러가지 문제들을 푸는 지혜를 얻기도 하고, 그 어느 시간보다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을 가장 크게 경험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도 하루 일과를 시작하시기 전, 새벽 미명에 한적한 곳으로 나가 기도하시고는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지난 화요일부터 ‘시편 말씀으로 여는 새벽 기도회’라는 제목으로 ZOOM으로 드리는 새벽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일찍 일어나 하루를 말씀과 기도로 시작하겠다고 나 홀로 결심해 보아도, 집은 편안하게 쉬는 공간이기에 이것을 지속적으로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함께 이 소중한 시간을 누려 보자는 것입니다. 감사하게도 지난 주간에 처음 시작한 이 새벽기도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습니다. 계속해서 더 많은 예닮 가족들이 새벽 기도회에 참석하여, 하나님과의 친밀함 속에서 새벽에 주시는 은혜를 마음껏 누를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