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 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전혀 가보지 않은 어둡고, 긴 터널을 더듬거리며 가는 것과 같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불안함과 염려스런 마음을 가지고 지나다 보니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얼마나 더 가야 이 어두운 터널의 끝을 볼 수 있을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입니다. 한 해의 끝에서 조용히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코로나의 부정적이고, 어두운 면에서 벗어나서, 이러한 환경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첫번째는 ‘기본으로 돌아감’의 의미입니다. 코로나의 환경속에서 가장 큰 삶의 변화는 부모들의 재택근무, 자녀들의 온라인 수업등으로 집에서 식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집 밖에서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내던 우리들에게는 이 변화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만보고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온 우리의 삶속에서 부부간의 의미 있는 대화의 시간들, 자녀들과의 깊은 유대감을 누리는 시간들을 놓치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코로나의 환경은 우리에게 가정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는 교회의 여러가지 프로그램과 사역을 감당하면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의 환경속에서 모든 것들이 중지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신앙의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면 신앙의 기본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코로나의 상황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하는가?’ 보다는 ‘하나님과 어떤 관계인가?’라는 신앙의 기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묻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의 상황이 우리에게 주는 두번째 의미는 ‘내려놓음’의 깨달음입니다. 시시각각 우리 주변으로 좁혀 들어오는 코로나의 환경은 그동안 나와는 상관없는, 멀리 있는 것이라고 치부하던 ‘죽음’을 긴박하게 느끼게 해 줍니다. 내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의 삶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한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는 말씀이 내게 주시는 말씀이었음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결국 코로나의 환경은 집착하듯 붙들고 살아온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들을 내려놓고, 우리의 눈을 들어 영원한 하나님나라를 보게 해 주는 시간 들인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로버트 엘리어트의 말처럼, 코로나와 함께 맞이하는 연말연시의 환경속에서 긍정적이고, 귀한 깨달음을 얻는 예닮 가족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