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비전교회 김인기 목사님 칼럼입니다.
교회 다니는 사람 치고, “나는 교만한 사람이다”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영적 교만함은 불분명(Subtle)하게 스며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는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겸손의 도리라고 유교 문화 속에서 배워 왔기 때문입니다. 제가 갑자기 이런 주제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좀 더 예수님 안에서 누려야 할 담대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일반적으로 교만함은 자기 자랑으로 표현되지요. 오히려 노골적인 자기 자랑은 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금방 알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기다려주고 희생으로 잘 섬기면 쉽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말로는 그렇게 안 하지만, 스스로 많이 이루었다고 생각하거나, 아는 것이 많다고 여기는 태도는 변화가 좀 어렵습니다. 특히 김목사처럼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자란 사람은, 교회에서 보고 배운 경험 때문에, 더 배우고 연습해야 할 필요를 심각하게 못 느낄 때가 많습니다. 다 해봤다는 태도입니다.
사실 우리가 예수님을 닮아 가는 믿음의 훈련과 연습은 교회 경력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깊이 예수님의 영성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방향으로 그 경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성품 가운데 녹아 있는 하나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엡3:18)는 신앙의 경력이 깊을수록 더 알고 싶어지는 영적 갈급함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젖어서 어떤 프로그램의 과정을 “수료”했다는 것으로 훈련과 배움의 연습을 중단하면, 영적으로는 현상 유지가 아니라 퇴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한편 가장 변화가 어려운 교만의 태도는 포기와 좌절입니다. “나는 부족해서 할 수 없다”는 표현이 겉으로는 겸손 같아 보여도 하나님 안에서 불가능이 없다는 믿음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교만인 것입니다. 물론 상처로 남은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이나, 자신이 받은 훈련들이 자신의 삶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한 실망감이 순종의 방향을 막아 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일관성 있는 믿음의 훈련과 경건의 연습이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야 합니다. 목장 생활에 열심을 내고, 한 영혼을 섬기는 목회를 다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순종으로 배우는 겸손입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배워 우리의 마음을 바꾸는 작업은 평생해도 모자랍니다. 이유가 뭐든 하나님 앞에서 믿음의 연습을 중단하는 것은 영적 교만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배우고 즐기는 영성을 겸손함으로 더 많이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영적 성숙함과 변화의 과정에 은근 슬쩍 교만이 들어와 믿음의 진보를 중단시키는 일이 없도록 잘 살피시고 일어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