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젊은이들과 예비 부부의 삶 과정을 하면서 제가 자주 인용하는 글이 있습니다. 황대권이라는 분의 ‘야생초 편지’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작가는 서울농대 출신으로, 5공 시대에 억울하게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수로 오래동안 복역하다가, 재심청구로 무죄 판결을 받고 명예 회복을 하신 분입니다. 그는 옥중에서 자신의 만성 기관지염을 고쳐보려고, 감옥 주변의 풀을 연구하고, 뜯어서 먹기도하면서 야생초에 반해서 야생초 박사가 된 사람입니다. 밀폐된 감옥이라는 곳에서 야생초만을 바라보며, 인생을 소박하고 겸손한 풀들에 빗대어 표현한 이 책은 저에게 잔잔한 감동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입니다, 그 중에 한 구절을 소개 합니다.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 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 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
우리가 행복한 가정생활과 신앙 생활을 위해서 꼭 마음에 담아 둠직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서로 너무나도 다릅니다. 모양도 다르고, 취미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생각도 다릅니다. 표현방법도 다르고, 대화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르고, 부모님 세대와 자녀들 세대가 다릅니다. 우리가 비록 같은 믿음을 가졌어도, 믿음의 표현은 너무나 다릅니다. 이것은 안에 담긴 복음은 같지만, 복음을 담고 있는 그릇들의 모양이 너무 다르기 때문 입니다.
다른 사람의 다른 것을 틀렸다고 정의하고, 어떻게든지 내가 원하는 대로 고쳐보려고 할 때, 거기에서부터 불화와 다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포용할 때 우리는 각기 다른 모습 속에서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행복한 가정, 행복한 교회의 모습입니다.
2023년 8월 27일
이우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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