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6일] 설교 준비
이젠 어디를 가든지 후배 목사님들이 대부분이 나이가 되었습니다. 젊은 후배 목회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의 하나는 “목사님은 설교 준비를 어떻게 하세요?” 하는 질문입니다. 목회자들에겐 늘 좋은 설교자에 대한 열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설교 준비를 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는 저로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 대답을 하기가 참 민망합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성도들이 목회자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꺼라 생각되어 목회자 칼럼으로 정리해 봅니다.
사실 설교 준비는 월요일부터 일주일 내내 진행이 됩니다. 월요일에는 목회자 휴일이어서 교회에 나오지 않지만, 집에서 쉬면서 설교할 본문을 편안하게 10~15번 정도 반복해서 읽는 것으로 설교 준비가 시작됩니다. 화요일에는 그 본문을 깊이 묵상하며 대지를 정하는 작업을 하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주석과 성경사전, 원어 성경등을 참조하면서 설교의 전체적인 골격을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설교 제목과 결단 찬양을 선정하고 원고 초안을 작성합니다. 이 금요일부터 주일설교에 대한 본격적인 부담감이 엄습합니다. 제가 성격이 소심해서 그런가 싶어서 은퇴하신 교단의 원로 목사님께 말씀 드렸더니, 웃으시면서 ‘본인은 은퇴하는 그 날까지도 설교에 부담감을 느끼셨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목사에게 있어서 설교는 기쁨이요, 보람된 일이기는 하지만 큰 부담을 주는 일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설교 원고를 디테일하게 써 내려갑니다. 저는 처음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설교원고는 full- script 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배이컨은 ‘읽기는 풍성한 사람을 만들고, 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Reading maketh a full man and writing an exact man)는 말을 남겼습니다. 저는 목회자로서 성도들에게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기에 이것을 원칙으로 삼은 것입니다. 계속 집중해서 원고를 써 내려 가다가도 가끔 문맥 연결이 어렵거나 전체 스토리 방향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밖에 나가 서성거리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쉼을 갖기도 하고, 본당에 가서 기도하며 마음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어렵게 설교 원고정리가 끝나고 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며 수정작업을 하고, 그 후에는 3~4번 정도 실제 설교하는 것처럼 큰 소리로 읽으면서 원고를 암기하기 위해 애 씁니다.
마침내 주일 아침이 되면, 예배가 시작되기 2시간 전에 교회에 나와서 설교 본문을 강대상위에 올려놓고 기도하는 일로 주일을 맞게 됩니다. ‘하나님, 준비한 설교가 그저 성도들의 귓전만 스치고 지나가는 말씀이 아니라, 저들의 마음에 새겨지고, 삶이 변하는 Turning Point의 말씀이 되게 해 주세요!’ 그렇게 준비한 말씀을 가지고, 여전히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강단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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